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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트의 복식 ②

by 해피버튼 2023. 2. 19.

2. 복식의 개요

 

크리트 문명은 섬 문명으로서 주위 여러 나라와 해상무역을 하면서도 그들의 독자적인 성격을 띠었다. 특히 그리스와는 시대적 배경이나 지리적인 위치상 밀접한 관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식양식은 그리스와 전혀 달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즉, 그리스 의상은 한 장의 옷감을 몸에 우아하게 드레이프 한 데 비해, 크리트는 이미 고도로 발달된 재단과 재봉을 통해 입체적인 실루엣을 나타냈다. 크리트인들이 인체곡선의 아름다움을 자랑스럽게 나타내려고 입체적으로 구성한 것이, 같은 시대에 근접해 있던 다른 나라들의 복식과 틀린 점이다.

여성들은 유방을 완전히 노출시키면서 몸에 꼭 끼는 블라우스와 힙의 곡선을 나타내며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벨 모양의 롱스커트를 입었는데, 이는 여러 층으로 나누어 붙인 형태로서 티어드 스커트의 시원형을 이룬다. 그 위에 에이프런과 함께 허리를 꽉 조이는 넓은 금속 벨트를 둘러 코르셋 역할을 하도록 했다.

남성들은 상체를 완전히 벗고 힙의 곡선을 나타내는 로인 스커트를 입고, 그 위에 여성들처럼 허리를 극도로 조이는 금속 벨트를 착용했다. 

그들이 사용한 문양의 모티프는 섬나라였기 때문에 해파리나 산호, 문어 등 바다의 동식물이 많았고, 장미, 백합, 종려나무 등과 고양이, 새, 소, 토끼 등 자연물 도안을 좋아했으며, 그 외에 줄무늬, 바둑무늬 등의 기하학적 무늬도 있었다.

 

3. 복식의 종류와 형태

 

(1) 의복

로인클로스

맨살 위에 입는 기본적인 의상으로, 주로 남성들이 짧은 스커트나 바지의 형태로 입었따. 여성들은 운동할 때만 간단히 로인클로스를 입은 것 같다. 로인클로스의 종류는 다양한데, 몇 가지로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두 개의 삼각 천을 앞뒤로 하나씩 둘러 입은 더블 에이프런과 같은 형태인데, 앞 뒤 중앙에 늘어진 삼각형 끝이 위로 올         라가서 꼬리 모양을 이루며, 끝이 올라간 것으로 보아 가죽을 사용한 듯하다.

◈ 남성의 성기를 보호하는 앞가리개인 프런털 쉬스가 있고, 한쪽 다리는 내놓고 힙을 감싼 형태이다.

    다른 다리 한쪽은 주름을 수평으로 잡았으며, 엉덩이에 두른 천의 끝은 위로 올라가 있다.

◈ 무릎까지 오는 짧은 스커트형으로 앞 중앙이 삼각형으로 약간 뾰족하게 각이 졌다.

 

다른 지역에서의 로인클로스의 형태는 직사각형의 헝겊을 허리에 둘러서 한쪽 끝을 허리선에 끼워 넣거나 끈으로 맨 단순한 것임에 비해, 크리트에서는 이와 같이 디치칼라처럼 세워졌던 것으로 보아 숄의 재료는 풀기가 있는 리넨이나 가죽이었던 것 같다.

 

롱 스커트

여자들이 운동경기를 할 때에는 짧은 로인 스커트를, 평상시에는 롱 스커트를 입었는데, 롱 스커트는 벨 모양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수평의 층계식 디자인이 많은데, 길이가 다른 스커트를 여러 개 포개어 입은 모양이나, 주름 잡힌 긴 폭을 층층이 꿰맨 것 같은 스커트형이 보인다. 무늬 디자인도 수평으로 층계선을 만든 것이 많은데, 앞 중앙선에서 아래로 V자 형태를 이루는 것은 남자들이 입은 로인스커트의 아 중앙의 V선과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스커트의 무늬는 바둑무늬, 물결무늬, 크고 대담한 기하학적 선무늬 등이 있고, 이러한 무늬들은 크리트인만 갖고 있던 예술성에서 나온 창조적인 것이었다. 짐승의 털로 간단하게 만든 것도 보이는데, 양 옆이 트이면서(종아리 중간 정도 길이에) 굴려진 선이 보인다.

 

에이프런

여자들은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입고 그 위에 혀모양의 에이프런을 앞뒤에 둘렀다. 이 에이프런은 여자들이 기원전 1800년 이전에 입었던 로인 스커트가 변형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기능적인 목적보다 장식적인 목적으로 착용되었으며 체크와 점무늬의 기하학적 무늬가 많다.

 

코르셋 벨트

남녀 모두 허리를 극도로 가늘게 조이기 위해 코르셋 벨트를 사용했다. 코르셋 벨트는 가죽이나 금속으로 만들었는데, 금속으로 만든 벨트에는 장미꽃이나 기하학적인 무늬를 디자인한 금속조각판을 연결해 만든 것도 있다. 벨트를 착용했을 때 피부와의 접촉으로 상처가 나지 않도록 벨트의 가장자리를 둥글게 만들었다.

허리가 굵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코르셋 벨트를 착용시켰는데, 이렇게 조여진 가는 허리는 가슴과 엉덩이를 더 커 보이게 했다.

 

튜닉

짧고 좁은 소매가 몸판에 연결된 T자형으로 간단하게 구성한 원피스 드레스를 남녀가 종교적 의식 때 입은 듯하다.

튜닉은 어깨선과 옆솔기선, 치맛단에 줄무늬로 트리밍을 하고, 튜닉 전체를 파도 무늬나 꽃무늬, 기하학적 무늬 등으로 장식하여 화려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병사들은 넓적다리 길이로 단에 태슬장식을 대기도 했다.

 

(2) 머리장식

크리트인의 머리모양은 물결치는 듯한 컬이 인상적이다. 여자들은 대개 컬한 머리를 폭포와 같은 모양으로 길게 내려뜨렸으며, 타래머리의 형태로 묶기도 했다. 단순한 밴드나 구슬을 꿴 끈으로 머리를 묶었다. 남자들은 머리를 이마에서부터 어깨까지 자연스럽게 내려뜨리기도 했다. 또한 앞이마와 귀에 몇 가닥의 컬을 남기고는 전부 뒤에서 모아 올리는 원추형도 보인다.

후기에는 모자가 나타나는데, 끝이 잘린 원뿔 형태, 터번, 삼각형, 크고 뾰족한 관 같은 형태 등은 크리트인의 특징적인 복식 중의 하나로 그들의 창조력을 말해 준다. 특히 이러한 모자들은 여신상에서 많이 나타난다. 모자들을 장식하기 위한 장식요소들도 똑같이 창조적이며 정교했다. 장미꽃 장식이나 휘어진 깃털 등이 장식 리본과 함께 사용되어 크리트인의 모자에 멋을 더해 준다.

사제가 쓴 붓꽃관은 장밋빛, 보랏빛, 푸른빛의 세 개의 깃털로 장식되었다.

 

(3) 신발

크리트인들은 실내에서는 언제나 맨발이었으나 외출할 때는 샌들이나 굽이 있는 신발, 긴 부츠 등을 신었으며, 이러한 신발의 형태는 장식적이기보다는 기능적이었다.

보다 많은 시간을 밖에서 보내는 남자들은 발을 감싸기에 좋은 반 부츠를 즐겨 신었는데, 종아리까지 오는 이 부츠는 가죽끈으로 다리 아래 부분까지 묶었다. 이런 무거운 부츠 형태는 크리트의 땅이 울퉁불퉁했기 때문에 더욱 필요했으리라 생각된다. 신발의 재료는 붉은색, 흰색, 자연적인 색 등의 가죽이 주로 사용되었다.

 

(4) 장신구

최근의 고고학적인 발견으로 크리트의 문화가 대단히 풍요했음을 알 수 있는데, 그 한 예기 장신구의 풍부함이다. 반지, 목걸이, 귀고리, 왕관 등 150점의 사치스러운 장신구와 보석이 크리트의 분묘에서 발견되었다. 크리트인들은 여러 가지 보석을 사용해 고도로 세련된 금속세공 기술을 발휘했다. 그러나 출토된 조그만 입상들에서 장신구의 정확한 형태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웅장하게 조각된 팔찌나, 목걸이는 귀족과 평민이 다 같이 애용했는데, 평민의 목걸이는 보통 돌구슬을 꿰어서 만든 단순한 형태이고, 왕족이나 부유한 사람들의 것은 마노, 수정, 자수정, 홍옥수, 금속판 등을 세공한, 보다 정교한 형태였다. 다양한 돌로 만든 둥근 구슬 목걸이는 새, 동물, 그리고 작은 사람 모양의 펜던트와 함께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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