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복식의 종류와 형태
(1) 의복
로인클로스
좁고 긴 띠의 형태로 된 로인클로스를 남녀가 입었다. 이 띠는 허리를 돌아 두 다리 사이를 지나고 다시 허리에서 만나, 그 끝을 비틀어서 묶어 내려뜨렸다.
튜닉
남녀 어느 계급의 사람에게나 보편적으로 많이 입혀진 대표적인 의상으로 형태가 다양하다. 초기에는 몸에 넉넉하게 맞는 실루엣으로 허리띠를 한 두 번 감아 맸는데, 후기에는 간단한 T자형의 원피스 드레스 형태가 되었으며 특히 소매의 종류가 다양하다. 즉, 짧고 좁은 소매와 팔꿈치까지 오는 반소매, 또는 팔목까지 오는 좁고 긴소매 등이다. 또 상체는 둥근 목둘레선에 뒤여밈이 있고 벨트 없이 몸에 꼭 맞고 하체는 플레어져서 풍성한 실루엣을 이루는 것도 있었다.
튜닉의 길이는, 남자는 넓적다리, 무릎, 종아리, 발목까지 등 여러 가지로 입었고,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좀 길게 대부분 종아리나 발목 길이로 입었다. 어느 나라에서나 대개 신분이 높인 사람은 옷의 길이를 길게 입었듯이, 이 나라에서도 긴 옷은 위엄을 나타내기 위해 착용되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복식학작 켐퍼는 옷의 길이는 재정적인 부보다는 나이와 관계가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즉, 젊은 사람은 짧게, 노인들은 길게 입었다는 것이다.
또한 초기엔 높은 계급을 상징하기 위해 클라버스 또는 클라비스라는 수직선 장식을 했는데, 후기엔 이것을 신분의 차이 없이 순수한 장식을 목적으로 사용했다. 클라비스 외에도 어깨나 소매 끝, 옆솔기, 아랫단 등을 다른 색상의 천으로 장식했다. 튜닉의 재료는 얇은 리넨을 많이 사용하여 몸의 곡선을 드러냈는데 이는 이집트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테베나
튜닉 위에 걸치는 케이프로 상류계급의 남녀가 입었다. 테베나는 트라베아 또는 트롤레아라고도 불렸다. 그 형태는 에트루리아인들의 독창성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특유하지만, 입는 방법은 그리스의 히마티온을 본뜬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형태는 원형이나 타원형의 천을 반 접거나 또는 반원형의 천을 직선 쪽만 밖으로 접어서, 히마티온처럼 한 끝을 왼쪽 어깨에 걸치고 다른 쪽은 오른쪽 팔 밑을 지나 등뒤로 넘겨서 왼쪽 가슴에 늘어뜨리거나 왼팔에 걸쳤다. 또한 앞가슴을 둥글게 늘어지도록 하고, 양 끝을 등뒤로 그냥 늘어뜨리거나 또는 어깨와 팔을 지나 늘어진 부분으로 고리를 끼우듯이 다시 잡아 빼는 형식도 있었다.
이 외에도 등에 걸치고 다시 양팔에 휘감는 등, 모양과 두르는 방식이 다양하여, 테베나는 에트루리아인의 미적 감각이 반영된 가장 독창적인 의상으로 꼽힌다. 주로 모직물을 사용했으며 가장자리를 붉은색이나 푸른색으로 트리밍을 두르고 여기에 문양을 수놓았고, 상을 당했을 때에는 검정색 테베나를 사용했다. 테베나는 그대로 로마에 전해져 대표적인 의상인 토가로 전성기를 맞는다.
롱스커트
에트루리아 여자들도 크리트 여자들이 입었던 롱스커트처럼 종모양의 롱 스커트를 입었다. 롱 스커트 외에 종아리나 무릎까지 오고 주름이 풍성하게 잡힌 스커트도 보인다. 또는 스커트 정체에 작은 점무늬로 수를 놓기도 하여 크리트의 기하학적이고 자연적인 무의에 비해 훨씬 여성적이고 우아한 느낌을 주는데 이것은 그리스의 이오닉 키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라우스
여자들만이 롱 스커트 위에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튜닉처럼 짧은 소매가 달려 있어 어개는 넓어 보이고 허리는 가늘어 보이게 했다. 블라우스의 소매 끝단은 접어 올리기도 하고 곡선으로 트리밍을 대주기도 한 것으로 보아 재단과 봉제술이 퍽 발달된 것으로 추측된다. 롱 스커트와 블라우스는 착용자의 계급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착용된 듯하다.
오버 블라우스
추위를 막기 위해서 튜닉이나 블라우스 위에 입는 의상으로 짧은 튜닉과 같은 형태이다. 칠부소매가 달리고 블라우스의 길이는 힙을 가리는 정도가 많은데, 발목까지 오는 긴 것은 오버 튜닉으로 불린다. 방한용이었기 때문에 재료는 주로 울이 사용되었다.
(2) 머리장식
에트루리아인의 모리모양은 같은 시대의 다른 해양국가들의 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남자는 머리 전체가 짧은 곱슬머리였고 옆수염을 길렀다. 여자의 경우 초기에는 단순한 형으로 앞가리마를 하고 뒤로 당겨 귀뒤에서 두개로 묶어 허리까지 길게 늘어뜨렸다. 후기에는 얼굴 근처의 머리가 나선형으로 곱슬거리게 하고 뒤에는 몇 개의 가닥으로 땋았는데 이 땋은 머리는 바닥까지 내려왔으며 가발을 사용하기도 했다.
금속으로 만든 보석관과 금잎이 연결된 모양의 화관으로 머리장식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여자들의 모자로 펠트나 가죽 등 딱딱한 소재로 만들어 꼭대기에 둥근 방울을 단 긴 원추형의 테툴루스가 있는데 이것은 그리스의 프리지안 캡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3) 신발
에트루리아인의 신발에는 가장 단순한 슬리퍼형에서 샌들, 부츠형까지 다양하다. 슬리퍼는 한 장의 펠트나 천으로 간단히 발바닥과 발 위를 감싸는 형태로서, 색상은 주로 붉은색, 녹색, 갈색 등을 사용했다. 샌들은 슬리퍼보다 정교하게 만든 것으로 가죽을 사용하여 위를 끈으로 묶는 형태인데, 그리스에서 들어왔으리라 생각된다. 부츠도 가죽으로 만들었으며 발과 종아리를 감싸는 형태로 소아시아의 영향을 받아 끝이 뾰족하고 위로 올라간 것이 특징이다.
(4) 장신구
에트루리아에서는 금속세공술이 발달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았으므로 몸치장을 위해 많은 보석을 제조하기도 하고 이집트, 그리스 등지에서 수입하기도 했다. 이들의 장신구는 목걸이, 귀고리, 팔찌, 반지, 피불라, 브로치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디자인은 매우 정교하여, 가장자리를 아름다운 골드체인으로 섬세하게 엮은 것, 얇은 황금판에 신화의 주인공을 그린 것, 새나 곤충, 당초무늬, 꽃무늬 등을 보석에 새겨 넣은 것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고도의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귀고리는 가장 중요한 액세서리로 취급되었는데 매우 크고 긴 형태로 그 길이가 약 8cm 정도나 되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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