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복식의 종류와 형태
(1) 수메르의 복식
초기 수메르의 남자들은 허리에서 발목길이의 랩 어라운드 모피스커트를 입었으며 왼쪽 뒤에서 겹쳐서 3~4개의 고리나 잠금장치로 여몄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또 다른 형태는 모피 스커트의 단을 잎처럼 재단하여 훌라 스커트처럼 보이는 것인데, 초기 카파제의 남성 입상에서도 긴 잎 모양으로 끝을 처리한 모피 스커트를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모피가 여러 층으로 늘어져 있는 직물의 복식형태를 카우나케스라고 하며 그 구성방법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다.
먼저 이것은 유목민이었던 수메르인들이 직조법이 발달하기 전에 즐겨 착용했던 양털을 당시의 조각가들이 층이 진 모습의 티어드 형태로 표현했다는 보는 견해와 부드럽게 짠 바탕에 술을 덧붙이거나 직조과정에서 장식적인 고리형태를 만들어냈을 것으로 보는 견해 등이 있다. 우르의 보병대의 모습에서 보여지는 이 시기의 군인들은 모피 스커트와 발목까지 오는 외투를 걸치고 턱끈이 달린 가죽의 헬멧을 쓰고 있다.
초기 수메르 여자들의 숄은 왼쪽에서부터 드리워져 앞을 가로질러 오른쪽 팔 밑을 지나고 등을 지나 왼쪽 팔을 덮고 오른쪽 팔을 자유롭게 드러내도록 착용되었다.
여자들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터번을 쓰거나 금이나 리본, 루프, 잎, 장미꽃 등으로 머리를 장식한 데 비해, 남자들은 컬이 있는 머리와 수염을 잘 정리하는 대신 장신구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2) 바빌로니아의 복식
바빌로니아의 복식은 초기에는 수메르식의 스커트와 숄의 형재를 보여주었으나 국가가 성장하면서 새 수메르시대에 라가쉬 국가의 지도자였던 구데어의 입상에서 보이는 복식과 거의 흡사해졌다.
기본복식은 튜닉과 숄로, 특히 튜닉은 원통형으로 몸에 꼭맞고 짧은 소매가 달려 있으며 대게 발목길이이다. 그러나 군인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 노동자들은 무릎길이의 튜닉을 입었다. 숄은 단에 술을 놓거나 술을 단 것들이 있는데 양 어깨에 걸치거나 왼쪽 어깨에 걸치고 왼쪽 팔에 늘어뜨려 입었다.
함무라비 법전이 새겨진 기둥의 상부에서 보이는 함무라비의 왕과 태양신 샤마시의 모습에서, 함무라비 왕의 복식은 무늬가 없는 모자 외에는 구데아의 복식과 같으며 샤마시 신은 화려한 티어드 스커트를 입고 있다.
바빌로니아에서는 직조기술의 발달로 모직물과 마직물 외에도 금사를 섞어 짠 다양한 종류의 직물들을 생산하여 그들의 복식에 사용했다.
(3) 아시리아의 복식
아시리아의 복식은 튜닉과 숄을 기본으로 하는데 그 모양이 바빌로니아와 유사하나 좀 더 화려해졌다. 아시리아인들의 호전적인 기질로 인한 영토확장은 직물을 풍부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는데 이집트의 리넨, 인도의 목면, 실크로드를 통한 실크의 반입은 복식에 다양한 소재사용과 동양적 색채 그리고 보석과 자수장식 등을 가능하게 했다.
술장식이나 술 달리 숄은 아시리아의 공식적 의상의 징표가 되었는데 술의 길이의 정도로 착용자의 지위를 나타내고 있다. 왕과 고관들은 술의 길이는 물론 술의 숫자, 폭과 배치 등으로 신분을 나타냈는데 그 대지인도 경·위사로 술 달린 것, 기하학적 무늬와 여러 색상으로 짠 것, 환상적이거나 종교적 의미의 자수를 놓은 것 등을 다양하게 만들어 장식했다.
튜닉의 단 부분은 주로 술로 장식되었고 짧은 소매가 달렸으며 관리 계급은 그 길이를 길게 입었고, 노동자와 군인들은 짧게 입었다
아시리아인의 호전적인 기질은 군복의 발달을 가져왔는데 그 형태는 짧은 튜닉위에 갑옷을 입고 머리에는 원추형의 헬멧을 쓰고 넓은 허리보호용 띠를 둘렀으며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팔 밑에 수대를 찼다.
군복은 구리, 청동, 철 등의 조각으로 만들어졌으며 이 같은 재료들은 몸을 보호할 뿐 아니라 햇빛에 반사되어 상대방에게 위협을 준다고 믿었다.
또한 상업성이 강한 아시리아인들은 터키 고원의 광산물, 특히 구리를 직물들과 바꾸어 직물을 풍부하게 소유할 수 있었으며 광물의 풍부함과 제련공업의 발달은 갑옷을 만드는 일도 용이하게 했다.
아시리아인의 머리는 검고 덥수룩하며 때로는 어깨까지 길게 늘어뜨렸다. 남자들은 곱슬곱슬한 턱수염과 코밑 턱수염과 코밑수염을 길렀으며 턱수염이 인조제품인 경우에는 크고 풍성하게 만들었다. 머리장식으로 왕이나 고관들은 보석이 박힌 티아라와 토크를 썼고, 부인들은 장식 밴드인 머리띠를 했다.
아시리아의 왕과 상류계급의 남자들은 굽이 달린 샌들을 신었으며 여자와 일반인들은 맨발이었다. 남자들의 샌들은 잦은 전시를 위한 특별한 것이어야 했으며 부츠도 함께 신었다.
(4) 페르시아의 복식
페르시아인들은 원래 메디아에 종속되어 있던 산악인으로 추운 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신체에 밀착된 형태의 의복을 입었으며 말타기에 편리한 바지를 착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B·C· 5세기 말 메디아를 시작으로 하여 점차 메소포타미아의 대부분을 정복하고 지배하기에 이르러 복식 또한 여러 나라의 문화가 혼합된 절충적 양상을 보인다. 이들은 메디아의 국민복이었던 캔디스를 관복으로 채택했는데 캔디스는 풍성한 로브로, 길이가 길고 소매와 도련이 어깨에서부터 넓게 퍼져 있으며 T자형으로 목둘레를 파고 팔꿈치에서 소매 끝까지 다른 천을 대어 주름을 잡아 전체적으로 여유 있게 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허리띠를 둘러서 양쪽에서만 주름이 지도록 착용했다. 왕의 캔디스는 염색을 하거나 수가 놓인 직물로 만들었으며 소매와 도련에 선을 둘렀다.
소재로 많이 사용된 실크는 캔디스의 우아함을 잘 표현해 주었으며 그 외에 모직물, 면직물 등이 함께 사용되었다. 페르시사인은 기본복식으로 튜닉과 함께 바지를 착용했는데, 윗부분이 넓고 발목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로 기능적인 것이었다. 페르시아인의 코트에는 턱시도 칼라와 쎗인 슬리브가 달려 있으며 당시에 몸에 맞추어 재봉된 의복을 제작했다는 점에서 복식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페르시아 남자들은 곱슬머리와 수염을 잘 손질하여 길렀고, 정치의 발달로 권위를 표시하기 위해서나 전쟁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자가 발달했다. 왕이나 왕족은 삼중관이나 미트르를 썼으며 일반 남자들은 흰색의 펠트지로 만든 토크나 머리와 턱, 목을 감사는 터번, 끝이 꼬부라진 프리지안보닛을 썼다. 군인들은 헬멧 외에 터번과 비슷한 형태의 워리어를 썼다. 신발은 구두창이 없고 발을 모두 감사는 형태의 모카신을 많이 신었는데 재료는 부드러운 가죽이나 펠트로 진주나 보석장식을 하거나 수를 놓은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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